Dj.Girin NFT Sound 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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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이자 연주자" "졸업생이자 연주자" "애국가 준비!" 졸업식이 시작되고, 후배들과 나란히 앉아트롬본을 들었다. 검은 졸업가운을 입은 채로.다른 졸업생들은 앞자리에 앉아있는데, 나는 뒤에서 연주하는 중.애국가, 묵념 음악, 신아리랑까지.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공식 행사곡들.친구들이 고개 숙여 묵념할 때도나는 트롬본으로 연주를 해야 했다.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즐거웠던 그 순간.후배들이 소근거렸다."선배, 졸업가운 입고 연주하시니까 멋있어요""아니야, 좀 웃기지 않아?"하지만 그 웃긴 상황이오히려 더 특별한 추억이 됐다. 한 시간 내내 앉아서 행사를 보는 대신마지막까지 브라스 밴드부원으로서음악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내 졸업식을 내가 직접 연주로 채워가는그런 특별한 경험. 2024. 11. 23.
MBTI와 조성을 연결 짓는 다면 "MBTI와 조성을 연결 짓는 다면""내가 A 메이저를 좋아하는 이유를 오늘 알았다"스튜디오에서 녹음 준비를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었다.ENFP인 나의 성격이 이 조성과 닮아있다는 걸.A 메이저.밝지만 어딘가 수줍은,명랑하지만 살짝 뒤로 빼는 듯한 느낌.마치 파티의 중심에 있다가도문득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ENFP처럼.다른 조성들도 각자의 MBTI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C 메이저는 ESTJ처럼 확실하고 리더십 있는 소리,F# 마이너는 INFJ처럼 신비롭고 깊이 있는 울림,D 메이저는 ENTP처럼 활기차고 도전적인 느낌.메트로놈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어쩌면 우리가 특정 조성을 좋아하는 건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나의 경우처럼, A 메이저의 수줍은 밝음이ENFP의 외향적 내향성을 닮아있.. 2024. 11. 22.
피아노과 동기들의 10년 후 "피아노과 동기들의 10년 후" "야, 아직도 재즈 치냐?"이건 피아노과 동기들 모임의 국룰 질문이다.10년 만에 만난 우리는 모두 다른 건반 앞에 앉아있었다. 한 동기는 대형 기획사 전속 작곡가가 되어 신인 그룹 곡 작업에 한창이었고, 프리랜서를 선택한 동기는 드라마 OST부터 예능 BGM까지 종횡무진이었다. 세션으로 전향한 친구는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의 무대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음원유통사에서 차트와 숫자로 음악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모두 피아노과 출신이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만지고 있었다. "넌 재즈 클럽에서 아직도 연주한다며?""어, 퇴근하고 가끔씩""역시 넌 변함없다" 웃음 속에 숨은 부러움일까, 각자의 자리에서 지켜낸 음악에 대한 경의일까. 밤새도록 이야기.. 2024. 11. 21.
리듬게임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 "리듬게임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 오프라인 모임에 처음 갔던 날이 생각난다. 누군가는 BMS 제작자, 누군가는 리듬게임 고수, 누군가는 나처럼 음악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 우리는 '게임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였다. 종종 한 PC방에 모여 서로가 만든 패턴을 테스트하고, 새로 작곡한 곡을 들려주고,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내 음악을 처음으로 공개했을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재즈랑 게임음악을 섞은 게 신선하다" "근데 미디 사운드가 좀 아쉽네요" 솔직하고 진중한 피드백들이 날 성장시켰다. 지금은 다들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떤 이는 실제로 게임회사에 들어갔고, 누군가는 직장인이 되어 취미로 음악을 만들고, 또 누군가는 여전히 리듬게임 고수로 활동 중이라고 들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 2024. 11. 20.
게임음악 메이커의 꿈 "게임음악 메이커의 꿈"휴학 생활, 나는 리듬게임 음악에 완전히 빠져있었다.BOF(BMS OF FIGHTERS)나 여러 공모전에 도전했고,트위터로 만난 리듬게임 커뮤니티 사람들과 오프라인 모임도 했다.첫 데모를 만들었을 때가 생각난다.MIDI 작업이 너무 서툴러서 고생했는데,그래도 나름대로 리듬게임풍의 재즈 퓨전을 시도해보겠다고밤새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지.지금 그 데모를 다시 들어보면 웃음이 난다.서툴고 어설픈 미디 사운드,불안정한 믹싱,그래도 그 안에는 분명 나만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가끔 옛 하드디스크를 뒤적이다 그때 작업물을 발견하면잠시 멈춰서 듣곤 한다.미숙했지만 순수했던,서툴렀지만 열정 가득했던 그 시절의 음악.지금도 그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다. 2024. 11. 19.
"첫 무대, 스승님과 함께" "첫 무대, 스승님과 함께"고등학교 2학년, 처음으로 재즈바 무대에 서던 날.스승님의 연주 중간에 게스트로 설 자리를 받았다.그날까지 가기 위해 몇 달 동안 합주 레슨을 받았다. 재즈피아노를 혼자 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베이시스트, 드러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법,템포를 유지하는 법,솔로 파트에서 자연스럽게 발전시키는 법.하나하나가 새로웠고, 하나하나가 어려웠다.매주 단체 레슨이 있는 날이면 설렜다.실수투성이였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스승님은 늘 담백한 표정으로 "그래, 다시" 라고만 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재즈바의 무대 조명이 나를 비추던 순간.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게 많은 연주였을 텐데,스승님은 그저 담담하.. 2024. 1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