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무대, 스승님과 함께"
고등학교 2학년, 처음으로 재즈바 무대에 서던 날.
스승님의 연주 중간에 게스트로 설 자리를 받았다.
그날까지 가기 위해 몇 달 동안 합주 레슨을 받았다.
재즈피아노를 혼자 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베이시스트, 드러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법,
템포를 유지하는 법,
솔로 파트에서 자연스럽게 발전시키는 법.
하나하나가 새로웠고, 하나하나가 어려웠다.
매주 단체 레슨이 있는 날이면 설렜다.
실수투성이였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
스승님은 늘 담백한 표정으로 "그래, 다시" 라고만 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재즈바의 무대 조명이 나를 비추던 순간.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게 많은 연주였을 텐데,
스승님은 그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담백한 리액션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다.
그날의 떨림과 설렘이 지금도 생생하다.
첫 무대의 그 특별한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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