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자유로운 일상 및 후기' 카테고리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후기] 자유로운 일상 및 후기45

무대라도 빌려드릴게요 "무대라도 빌려드릴게요"클럽 사장님이 미안한 듯 웃었다. "요새 장사가 너무 안돼서... 대신 경험이 되니까 무대만 빌려드릴게요."경험이란 말이 참 무겁다. 식당 알바생한테 "경험이 되니까 이번 달은 무급으로 일해볼래요?"라고 하진 않을 텐데. 예술가에겐 이런 말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그래도 연주한다. 비어있는 무대조차 우리에겐 절실하니까. 회사에선 엑셀을 두드리지만, 여기선 피아노를 두드린다. 월급보단 적지만, 음악은 해야만 한다.무대에 설 때마다 조금씩 커지는 건 경험이 아닌 갈증이다. 더 많은 관객, 더 나은 음악, 더 좋은 환경을 꿈꾸게 된다. 언젠가 이 갈증이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겠지. 2024. 12. 3.
뜻밖의 발견 "뜻밖의 발견"처음 VMR을 시작할 때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재즈 클럽에서 만나는 동료들,웹3에서 마주치는 아티스트들,그들은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을까?어떻게 이 길을 걸어오고 있을까?그런데 의외의 답을 만났다."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미디어가 없어요."이 한마디가 VMR의 존재 이유를 하나 더 만들어주었다.생각해보니 그랬다.라이브 공연장에서는20-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자신의 음악을 보여주기에도 바빴다.곡과 곡 사이의 짧은 멘트로는음악가의 삶을 다 담아낼 수 없었다.매주 월요일, 마이크 앞에서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그들의 첫 음악 경험,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그리고 앞으로의 꿈까지.인터뷰어로 시작했지만어느새 이야기의 중개자가 되어있었다.뮤지션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릇.. 2024. 11. 27.
뜻밖의 발견 "뜻밖의 발견"처음 VMR을 시작할 때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재즈 클럽에서 만나는 동료들,웹3에서 마주치는 아티스트들,그들은 어떻게 음악을 시작했을까?어떻게 이 길을 걸어오고 있을까?그런데 의외의 답을 만났다."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미디어가 없어요."이 한마디가 VMR의 존재 이유를 하나 더 만들어주었다.생각해보니 그랬다.라이브 공연장에서는20-2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자신의 음악을 보여주기에도 바빴다.곡과 곡 사이의 짧은 멘트로는음악가의 삶을 다 담아낼 수 없었다.매주 월요일, 마이크 앞에서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그들의 첫 음악 경험,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그리고 앞으로의 꿈까지.인터뷰어로 시작했지만어느새 이야기의 중개자가 되어있었다.뮤지션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릇.. 2024. 11. 27.
"소리로 그리는 건축" "소리로 그리는 건축"매일 밤 Logic Pro X를 켜고파형과 씨름하던 내가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작업을 했다.건축물의 형태를 소리로 번역하는 작업. 원형 건물은 부드러운 Sine파로,계단 구조는 톱니같은 Sawtooth파로,수평 구조물은 딱딱한 Square파로,삼각 지붕은 Triangle파로.BPM 120의 보사노바 리듬 위에각각의 파형들이 춤을 춘다.마치 건축가가 공간을 설계하듯소리의 공간을 하나씩 쌓아올렸다.재미있는 건 '간섭효과'다.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처럼소리와 소리 사이에도 적절한 거리가 필요했다.너무 가까우면 서로를 지워버리고너무 멀면 연결이 끊어지니까.8개의 독립된 공간이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순간,음악과 건축이 만나는 지점을 발견했다.둘 다 결국 '공간'을 다루는 예술이었다.이렇게 새.. 2024. 11. 26.
Time to go Why, 이별에 대하여 "Time to go Why, 이별에 대하여""나 잘께""일어나야 돼"24시간 동안 깨어있어야 했던 외할머니의 마지막 말씀이반복해서 귓가에 맴돌았다.군대에서 걸었던 마지막 안부 전화."우리 애기 바쁘니까 빨리 끊어볼께"그 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일주일 후, 군복 차림으로 맞이한 이별.처음엔 억울했다.왜 하필 이런 시기에,왜 이렇게 갑자기,왜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그 감정은 천천히 다른 것으로 바뀌어갔다.따뜻했던 기억들,항상 내 편이 되어주시던 순간들,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안아주시던 그 품.슬픔은 조금씩 그리움으로,그리움은 다시 감사함으로 변해갔다.'Time to go Why'는단순한 이별의 노래가 아닌,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그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의 기록이었다.억울.. 2024. 11. 25.
"졸업생이자 연주자" "졸업생이자 연주자" "애국가 준비!" 졸업식이 시작되고, 후배들과 나란히 앉아트롬본을 들었다. 검은 졸업가운을 입은 채로.다른 졸업생들은 앞자리에 앉아있는데, 나는 뒤에서 연주하는 중.애국가, 묵념 음악, 신아리랑까지.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공식 행사곡들.친구들이 고개 숙여 묵념할 때도나는 트롬본으로 연주를 해야 했다.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즐거웠던 그 순간.후배들이 소근거렸다."선배, 졸업가운 입고 연주하시니까 멋있어요""아니야, 좀 웃기지 않아?"하지만 그 웃긴 상황이오히려 더 특별한 추억이 됐다. 한 시간 내내 앉아서 행사를 보는 대신마지막까지 브라스 밴드부원으로서음악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다. 내 졸업식을 내가 직접 연주로 채워가는그런 특별한 경험. 2024.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