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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챌린지19

피아노과 동기들의 10년 후 "피아노과 동기들의 10년 후" "야, 아직도 재즈 치냐?"이건 피아노과 동기들 모임의 국룰 질문이다.10년 만에 만난 우리는 모두 다른 건반 앞에 앉아있었다. 한 동기는 대형 기획사 전속 작곡가가 되어 신인 그룹 곡 작업에 한창이었고, 프리랜서를 선택한 동기는 드라마 OST부터 예능 BGM까지 종횡무진이었다. 세션으로 전향한 친구는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의 무대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음원유통사에서 차트와 숫자로 음악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모두 피아노과 출신이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만지고 있었다. "넌 재즈 클럽에서 아직도 연주한다며?""어, 퇴근하고 가끔씩""역시 넌 변함없다" 웃음 속에 숨은 부러움일까, 각자의 자리에서 지켜낸 음악에 대한 경의일까. 밤새도록 이야기.. 2024. 11. 21.
리듬게임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 "리듬게임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 오프라인 모임에 처음 갔던 날이 생각난다. 누군가는 BMS 제작자, 누군가는 리듬게임 고수, 누군가는 나처럼 음악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 우리는 '게임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모였다. 종종 한 PC방에 모여 서로가 만든 패턴을 테스트하고, 새로 작곡한 곡을 들려주고,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내 음악을 처음으로 공개했을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재즈랑 게임음악을 섞은 게 신선하다" "근데 미디 사운드가 좀 아쉽네요" 솔직하고 진중한 피드백들이 날 성장시켰다. 지금은 다들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떤 이는 실제로 게임회사에 들어갔고, 누군가는 직장인이 되어 취미로 음악을 만들고, 또 누군가는 여전히 리듬게임 고수로 활동 중이라고 들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 2024. 11. 20.
게임음악 메이커의 꿈 "게임음악 메이커의 꿈"휴학 생활, 나는 리듬게임 음악에 완전히 빠져있었다.BOF(BMS OF FIGHTERS)나 여러 공모전에 도전했고,트위터로 만난 리듬게임 커뮤니티 사람들과 오프라인 모임도 했다.첫 데모를 만들었을 때가 생각난다.MIDI 작업이 너무 서툴러서 고생했는데,그래도 나름대로 리듬게임풍의 재즈 퓨전을 시도해보겠다고밤새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지.지금 그 데모를 다시 들어보면 웃음이 난다.서툴고 어설픈 미디 사운드,불안정한 믹싱,그래도 그 안에는 분명 나만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가끔 옛 하드디스크를 뒤적이다 그때 작업물을 발견하면잠시 멈춰서 듣곤 한다.미숙했지만 순수했던,서툴렀지만 열정 가득했던 그 시절의 음악.지금도 그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다. 2024. 11. 19.
"첫 무대, 스승님과 함께" "첫 무대, 스승님과 함께"고등학교 2학년, 처음으로 재즈바 무대에 서던 날.스승님의 연주 중간에 게스트로 설 자리를 받았다.그날까지 가기 위해 몇 달 동안 합주 레슨을 받았다. 재즈피아노를 혼자 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베이시스트, 드러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법,템포를 유지하는 법,솔로 파트에서 자연스럽게 발전시키는 법.하나하나가 새로웠고, 하나하나가 어려웠다.매주 단체 레슨이 있는 날이면 설렜다.실수투성이였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게 느껴졌다.스승님은 늘 담백한 표정으로 "그래, 다시" 라고만 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재즈바의 무대 조명이 나를 비추던 순간.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게 많은 연주였을 텐데,스승님은 그저 담담하.. 2024. 11. 16.
첫 피아노 레슨, 그리고 꿈" "첫 피아노 레슨, 그리고 꿈"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실용음악과에 가고 싶어요." 갑자기 꺼낸 내 말에 가족들은 당황했다. 사실 이 모든 건 Ez2dj라는 리듬게임에서 시작됐다. 초등학생 때 오락실에서 우연히 접한 게임. Complex, Ergosphere 같은 프리재즈 퓨전 스타일의 게임 음악들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이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라고 했더니 가족들은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냥 게임이야." 하지만 그 '그냥 게임'이 결국 나를 서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입시를 꿈꾸게 했다. 입시곡은 축혼행진곡. 처음 곡을 받아들고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깨달았다.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피아노로는 도저히 이 곡을 칠 수 없다는 걸. 결국 시험도 보지 못하고 포기했다. 하지만 그때의 꿈이 지.. 2024. 11. 15.
"우리가 선택한 이중생활이 특별한 이유" 음원유통사에서 일하면서, 매일 새로운 음원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본다.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내고, 각자의 방식으로 꿈을 이뤄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길을 택했다. 낮에는 차트를 분석하고, 밤에는 그 차트에 올라갈 음악을 만든다. 베이시스트는 프로듀서로, 드러머는 트레이너로. 우리는 각자의 방식대로 음악과 현실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묻는다. "왜 음악에만 집중하지 않나요?"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이 '이중생활'이 오히려 내 음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재즈클럽에서 연주할 때면 낮에 보던 차트는 잊혀지고 순수하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또 다른 음악의 이야기를 발견한다. 프로듀서인 베이시스트는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트레이너인.. 2024. 1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