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라도 빌려드릴게요"
클럽 사장님이 미안한 듯 웃었다. "요새 장사가 너무 안돼서... 대신 경험이 되니까 무대만 빌려드릴게요."
경험이란 말이 참 무겁다. 식당 알바생한테 "경험이 되니까 이번 달은 무급으로 일해볼래요?"라고 하진 않을 텐데. 예술가에겐 이런 말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래도 연주한다. 비어있는 무대조차 우리에겐 절실하니까. 회사에선 엑셀을 두드리지만, 여기선 피아노를 두드린다. 월급보단 적지만, 음악은 해야만 한다.
무대에 설 때마다 조금씩 커지는 건 경험이 아닌 갈증이다. 더 많은 관객, 더 나은 음악, 더 좋은 환경을 꿈꾸게 된다. 언젠가 이 갈증이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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