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쇼팽도 재즈 뮤지션이다 - 빌에반스 인터뷰
빌 에반스는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쇼팽과 모차르트도 재즈 뮤지션이었다고. 물론 그가 말한 것은 장르로서의 재즈가 아니었다. 그에게 재즈란 '음악을 만드는 방식'이었다. 미리 정해진 기준 없이, 순간의 감정과 음악적 직관으로 연주하는 것. 18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모든 훌륭한 작곡가들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작곡 대부분은 즉흥 연주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에반스는 이것이 점점 사라져가는 예술이 되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래리 번커는 이를 문학에 비유했다. 훌륭한 작가가 반드시 뛰어난 즉흥 연설가는 아닌 것처럼, 작곡가가 즉흥 연주를 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책상에 앉아 문장을 다듬듯, 작곡가는 시간을 들여 음악을 만든다. 반면 재즈 뮤지션들은 즉흥 연설가와 같다. 그들은 오랜 시간 습득한 광범위한 음악적 어휘를 사용해 순간의 표현을 만들어낸다. 5시간 동안 고민해서 5분짜리 음악을 쓴다면 그것은 작곡이지만, 순간의 영감으로 연주한다면 그것이 바로 재즈라고 에반스는 말했다.
하지만 이는 결코 무질서한 자유를 의미하지 않았다. 척 이스라엘스는 프레임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나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면, 그들은 종종 재즈가 아무런 틀 없이 연주된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완전한 즉흥이란 불가능하다. 그들이 추구한 것은 이론적 프레임워크 안에서의 자유였다. 마치 와이어 프레임 위에 세 명의 조각가가 함께 점토를 쌓아가듯, 기본 구조를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에반스와 그의 동료들이 추구한 재즈의 본질이었다.